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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방이야기

날방 오래 쉬었죠?

어디서 어떻게부터 시작할까요? 핑계를 먼저 댈까요. 아니면 속마음을 먼저 불까요? ㅎㅎ 암튼, 반갑습니다. 


제가 날방을 언제 멈추었나 블로그를 가 보니 1월이더군요. 한 3개월 됐나 싶었는데.. 꽤 오래되었네요. 우선 제가 그때 날방을 그만두게 된 이유에 대해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앞으로 얘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겠네요. 


작년 3월에서 5월 사이일 겁니다.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. 저녁에 술 한 잔 걸치고 전철을 타고 오다가 갑자기 이유 없이 식은땀이 나고 전철 안이 답답하고 미치겠더라고요. 그래서 내려야겠다 싶어 일어났다가 그만 아주 잠깐 쇼크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. 그 이후로는 전철도 못 타고 소화도 안 되고, 어지럽고 가슴도 답답하고 아무튼 온갖 괴로운 증상을 다 겪으며 지냈습니다. 그런 증상이 나타나던 중에도 날방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지요. 


단단히 탈이 났나 싶어 병원에 가서 내시경부터 종합검진, 피검사, 초음파 등등 모든 검사를 다 마치고 판결받은 건 식도염과 약간의 위염 증세뿐이었습니다. 약을 한동안 먹어도 이 증세가 가라앉지 않아 다시 심장병 검사를 했죠. 역시나 이상 무. 그리고 나중에 안 것이 공황장애 증상이라는 판명을 받았습니다. (저도 연예인 병 얻은 거죠. ㅋ)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아무튼 이 공황장애라는 것이 환장할 것이더라고요. 그래서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고 죽으라고 운동을 했던 것이지요. 운동하고 나면 거의 해골이 돼도, 가기 전 체력이 떨어지고 어지럽고 힘들어도 뛰었습니다. 그렇게 지금까지 지내며 지금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며 긴 시간을 목표로 치료하고 있습니다. 덕분에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저의 삶을 조금씩 돌아보는 계기도 됐고요. 지금은 더 큰 고비가 오기 전 쉬어 가라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. (얘기가 아주 길어졌네! ㅜㅜ) 


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, 제가 늦게 또 학업을 하느라 고생하고 있잖아요. 공황장애도 아마 이 학업과 일 등을 겸하면서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던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. 제가 5월에 논문을 마칠 계획을 하고 날방을 중단했는데요. 연구 주제와 방법이 잘 나오지 않아 늦게 시동이 걸렸습니다. 그래서 지금 한 참 준비 중이라 지금은 다음 학기에 논문 제출을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. 


뉴턴의 관성의 법칙이 물리적인 측면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. 심리적으로 어느 순간부터 부담으로 다가왔던 날방을 멈추고 지내 온 몇 개월의 시간도 이 흐름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보이네요. 다시 돌리려고 하니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. 


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날방 시간은 늘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에겐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. 하지만 그 전에 준비해야 하는 음악들, 진행 내용, 뭐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. 그 부담도 즐거웠어요. 그런데 지금은 제 본업과 논문을 병행하는 상태로 늦은 밤 피곤한 몸 상태를 이겨가며 방송을 하기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. 약속한 6월이 왔으니 어떻게든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아 오늘 작정하고 저의 상황과 생각 다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. 그러다 보니 길어진 점 이해하시고요. 


자, 그럼. 날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? 우선 먼저 말씀드려 볼게요. 몇 가지 날방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. 


1) 비정기적으로 방송을 한다. 매주 금요일 밤에 진행하던 날방은 금요일=날방 이라는 등식처럼 되었는데, 이 점이 좋지만, 한 편으로는 진행하는 사람에겐 부담이 크다는 점입니다. 그래서 날다운 시간(게릴라 성)으로 한다. 


2) 선곡과 방송 내용을 다 함께 만든다. 그동안 에피송은 제리 님이 해 주셨고, 본방송과 에그송은 제가 했는데요. 그 또한 준비 시간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. 여러분이 인터넷이든 책이든 방송이든 신문이든 간에 어디서든 좋은 내용이 있으면 날방에 축적해 주시고 음악과 내용이 채워지면 날 방은 시작되는 것입니다. 


생각나는 건 큰 줄기로 이 두 가지네요. 저도 솔직하게 제 입장과 마음을 알렸습니다. 여러분께서도 어떻게 날방을 지속해서 갈 수 있을까 솔직한 의견 주십시오.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만들어 가 보자고요. ㅋ